저는 일본에 갈 때마다 늘 온천을 합니다. 온천이야말로 일본을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이고 느긋한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 갈 때도 주변의 작은 온천 마을을 꼭 들립니다. 사정이 안 되면 대욕장이 있는 호텔을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오키나와에서 온천?
이번 오키나와 여행에서도 당연히 일본의 온천을 즐길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료칸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키나와에는 기본적으로 온천이 적습니다. 온천수가 풍부하지 않은 건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당연히 온천 마을도 특별히 조성되어 있지 않지요.
오키나와 여행에서 료칸을 아예 배제시키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여행 일정이 다소 밋밋한 가운데에 번잡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큰 도시에서 처럼 밀도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관광 구역이 다들 애매하게, 차로 20~30분 길게는 1시간씩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기대하는 일본 스러움을 고즈넉하게 즐기기에도 애매합니다. 도시나 거리 풍경은 일본의 전통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쯤은 료칸에 머물면서 릴렉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었죠. 비록 료칸 혹은 온천 문화가 크게 자리잡지 못한 오키나와에서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저의 첫 번째 숙소는 바로 '우미노 료테이 오키나와 나카마장'입니다.
<우미노 료테이 오키나와 나카마장>을 선택한 이유 4가지
- 전 객실 및 식당이 모두 바다뷰 통창
- 일본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가이세키
- 나하 공항에서 적당한 거리
- 다른 리조트, 료칸에 비해서는 괜찮은 가격
오키나와의 료칸은 본포의 온천 료칸과 달리 바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바다의 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리조트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주를 이룹니다. 우미노 료테이의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나하 공항에서 60km정도 거리에 있어 자동차로 가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자동차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바다를 보면 오키나와 바다가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도 실감하게 됩니다.
특장점은 가이세키
우미노 료테이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온천 보다는 가이세키입니다. 우미노 료테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숙소 소개글에서 가장 문두에 '전국의 산지로부터 진짜 제철의 식재료를 전달하고자'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오키나와의 바다포도와 같은 특산품뿐 아니라 홋카이도의 털게, 해산물 등이 적절하게 활용된 계절 음식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숙소 컨디션
숙소의 컨디션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일본 료칸 특유의 정갈하고 깔끔한 나무 인테리어가 현대식으로 잘 구성되어 편안함과 동시에 세련됨을 느끼게 합니다. 특이점은 전 객실이 바다뷰라는 점입니다. 예전엔 뷰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지칠 때까지 걷다가 해가 지고 들어와서 씻고 자는 게 여행이던 젊을 때의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여행의 형태가 달라진 만큼 우미노 료테이의 바다뷰는 정말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후술 하겠지만 이 료칸의 위치 특성상 다른 곳을 관광하면서 여기에 묵는 건 결코 추천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객실에서 바다뷰를 보며 물멍을 즐기거나 차를 마시는 등 고요한 휴식을 즐기기에는 우미노 료테이 객실의 인테리어와 뷰가 아주 적절합니다. 더불어 객실에도 꽤 큰, 도자기 재질의 욕조가 있어서 개인적인 목욕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아쉬운 온천
목욕과 관련해서는 사실 아쉬움이 남습니다. 탈의실은 매우 정갈하고 깔끔합니다. 그런데 료칸이라기에는 우리나라 목욕탕 보다도 탕이 작고 적습니다. 바다를 향해 놓인 단 하나의 크지도 않은 욕탕이 전부입니다. 목욕물도 온천수 특유의 느낌이나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데 료칸에도 특별히 온천수에 대해 어필을 하거나 설명을 해 놓지 않은 걸 보면 확실히 주력은 아닌 듯 합니다.
휴식을 위한 선택
온천을 즐기기 위한 숙소인 료칸인데 온천수가 별로라면서 여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오키나와 여행에서 쉼과 휴식을 얻어가시길 권하기 때문입니다. 객실뿐 아니라 아침, 저녁 가이세키가 제공되는 식당 역시 드 넓은 바다를 통창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뻥 뚫린 바다를 보며 일본의 맛을 느끼고, 물의 표면이 빈틈없이 내 몸에 착 붙어 나를 녹여버리는 휴식의 시간. 오키나와 료칸 '우미노 료테이 오키나와 나카마장'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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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와 간다면 더욱 추천합니다. 아이와 오키나와에 가면 더운 날이 아니고야 호텔 수영을 즐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많은 관광코스를 배회하게 됩니다. 료칸 숙소를 하루 쯤 잡으면 아이와 함께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도 있고 어른 아이 모두 해외 여행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면 식당을 고르는 것도 힘들때가 있는데, 가이세키 두 끼니를 먹으면 보장된 일본 전통의 맛을 비교적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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